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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크랩] 향기 중의 제일은 사람향기 / 김홍신

by 무지개세상 2016. 4. 14.

 

 

       

      향기 중의 제일은 사람향기 / 김홍신

       



      계절은 인간의 의자와 상관없이 자연법칙에 따라 변화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계절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의지로 얼마든지 가능한 것 같다.
      봄이라는 계절은 참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상징하기 마련이다.
      새싹의 의미와 움튼다는 의미뿐 아니라 소생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말하자면 무엇이든 시작하는 계절이라는 상징성을 갖는 것이다.
      시작한다는 건 아픔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무엇이든 저절로 얻어지는 게
      없는 법이어서 얻는 만큼의 고통은 필연이라 할 수 있다.
      봄에 씨앗을 심는 것은 투자하는 것이다.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소득이 없다.
      씨앗이 다시 열매 맺지 않으면 일용할 양식을 얻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씨앗을 뿌리는 것은 결국 생존을 건 투자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항용 식물의 씨앗만을 생각하곤 한다. 생존본능에 따른 당연한 행위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먹거리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곧 영혼의 양식을 얻기 위한 씨앗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영혼의 양식은 사랑이다. 사랑은 인간의 먹거리 생산방식과 별 다를 게 없다
      사랑의 씨앗은 눈에 보이지 않고 땅에 심지는 않지만 인간의 가슴에 심어야 하고
      식물처럼 공들인 만큼만 수확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의 씨앗은 한번 무르익기 시작하면 폭발력을 지난 탓에 그 위력이 대단한 것이다.
      물론 사랑이라는 씨앗은 변덕스럽고 쭉정이가 많고 기묘한 숙제처럼 풀기 어려운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식물처럼 폐농을 하거나 헐값으로 전락하지는 않는다. 최소한 본전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희 식물에 대한 투자는 하면서 인간에 대한 투자가 소홀하다.
      식물은 그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자양분과 물 그리고 햇살이 필수적이다.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없다. 그렇다고 정성이 지극한 만큼 반드시 심은 사람의 바람 만큼 
      수확되는 건 아니다. 씨앗의 생득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의 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투자는 사람이 주체일 뿐 아니라 사람 스스로 햇살과 물과
      자양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라는 씨앗을 뿌리면 인간은 그 순간부터 조물주처럼 위대한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식물은 햇빛을 차단하면 죽어버리지만 인간의 사랑은 작은 촛불 한개로도 질긴 생명력을 갖는다.
      식물은 자양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시들어버리지만 인간의 사랑은 가슴에서 스스로 자양분을
      분해해서라도 시들지 않는다. 식물은 물을 머금지 않으면 말라비틀어지지만 
      인간의 사랑은 상대의 입김만으로 싱싱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햇살이 다사로운 봄날, 우리는 뜨락에 꽃씨를 뿌리거나 꽃나무 한 그루를 심거나
      화분에 풀꽃 한송이라도 가꾸려고 한다.
      식물은 말이 없지만 내 정성 만큼 꽃을 피우거나 싱싱한 잎새로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그 정성들인 식물이 보답하지 않아도 미워하거나 원망을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인간에 대한 사랑에는 내가 사랑한 만큼 보답받지 못하면 분노하고 미워하는 게
      인간의 보편적 인식이다. 사랑을 준 만큼 반드시 받아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은 진실한
      사랑이 아니다.
      蘭香千里(난황천리)
      人德萬里(인덕만리)
      의역을 해보면 난의 꽃 향기는 천리 밖까지 퍼지지만 인간이 덕을 베풀면 무려 만리
      밖에서까지 칭송하는 법이라는 뜻일 것이다. 꽃 한그루에게 정을 쑫는 것도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지만 사람에게 정을 쑫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과 영혼이 풍요롭고
      향기로워진다는 사실을 이번 봄날에 우리 모두가 함께 느꼈으면 한다.

       

       

       

      출처 : 가톨릭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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