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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크랩] 소년 범죄

by 무지개세상 2015. 10. 8.

자기 나이보다 범죄 전과가 많은 소년범이 생겨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과 5범 이상 소년범만 지난해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 같은 다중(多重) 전과 소년범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대단한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다. 대부분 초등학교나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길거리를 돌다가 가벼운 절도 등으로 범죄세계에 입문한다. 형사 미성년자인 만 14세까지는 경찰서에 잡혀가더라도 대부분 훈방된다. 범죄가 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점점 강도, 성폭행 등 강력범죄로 발전하게 된다.

소년범죄가 늘어나는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기계적인 사법처리에 매몰돼 교화(敎化)가 거의 실종됐다는 점을 든다. 우리나라 소년원은 지난 2000년 정보통신학교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정부는 한때 컴퓨터 교육 시설 등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소년원생들에게 재교육의 기회를 줘 재범률을 낮추겠다는 의도였다. 일부에선 헌신적인 교사들의 노력으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현재, 소년범의 교화를 위한 투자는 오히려 퇴보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 소년원의 관리인력 1명당 원생수는 5.1명으로 미국·영국·호주 등 선진국은 물론 말레이시아·태국보다 높다. 일부 소년원은 수용정원을 20~30% 초과하기도 한다. 한 끼 급식예산이 1559원에 불과해 중학교 급식예산(2910원)에 한참 못 미친다. 이런 상황에선 소년범들을 시설에 격리수용하기도 바쁘다. 그들에게 ‘새 길’을 찾아주는 교육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일은 소년범들의 가정이 해체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부모의 버림과 학대로 상처를 입은 아이들은 소년원을 나와도 대개 가정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들의 재범을 막는 데 효과적인 방법은 가정과 비슷한 공동체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출소한 소년범을 가족처럼 돌봐주는 대안가정은 가족공동체의 사랑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대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시설이 태부족이다. 아이가 첫 범죄를 저지른 경우 부모 등 보호자를 참여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는 공판 때 부모를 나오라고 해 아이와 소통과 화해를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 집에서 전혀 말을 안 하던 아이도 재판 때 부모가 읍소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을 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릴 때 범죄를 방치하면 커서 더 흉폭해지고 전문화돼 사회공동체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소년범 문제는 수사·사법기관에만 맡길 게 아니라 민간을 포함한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나라 소년범 출신의 셋 중 두 사람은 성인범으로 발전한다고 한다. 정부는 소년범 교화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원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

출처 : 퐁당퐁당 하늘여울
글쓴이 : 효석 최택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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