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완 성 ♣
얼마전 안방극장 tvN 에서는 '미생' 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어 젊은이들의 화제를 모았는데,,
계약직(미생) 직원과 주변의 정규직 직원들이 어우러진
우리 사회의 그늘진 풍경을 잘 묘사했다는 평과 함께,
계약직이든 정규직이든,
젊은 이들은 자신이 미생(바둑에서 미생마) 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리고 .. 그 젊은 이들은,
내 주변을 인정하고, 사회를 사랑해야 내가 완생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 입니다.
클래식 음악에서도 미생(미완성 곡)이 많이 있습니다.
미완성의 이유는 작곡을 중도에 포기 했던가, 작곡가의 유고로
악보상 미완성으로 남게되는데,, 그 미완성곡 중에서,
후세에 불멸의 곡으로 완생한 곡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구스타프 말러' 그는 1860년 '보헤미아의 칼리쉬트라'는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곡에는 염세관과 자연이 담겨있고, 기독교적 신앙이 바탕이 됩니다.
또한, 음악적으로는 선율적 재능이 풍부하고, 음악형식의 정비,
오케스트라처리의 오묘함 등 .. 차원 높은 음악세계를 보여주지 만,
한마디로 말 한다면, ' 어렵다' 입니다.
더더구나, 가식적이고 극적인 표현을 자제한 그의 순수음악은
'재미 없다' 고 하는 이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 오늘날엔, 세계 유명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들이
'말러' 교향곡 연주에 부쩍 열을 올립니다. 왜 일까요?
인간과 자연이 숨쉬는 .. 좋은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이
악보구성으로 봐서 7삭동이라면,
'말러'의 사후에 발견된 교향곡 10번은 겨우 2삭동이 입니다.
이 2삭동이를 많은 음악학자들이 완생으로 만들기위해 애를 씁니다.
'완성 강박관념' 때문이라구요? 아닙니다.
그의 음악이 좋고, 그의 인간미가 출중했기 때문입니다.
1910년 여름, '말러'는 '남티롤' 지방의 '토블라흐'에서 마지막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었는데.
[교향곡 제10번]을 작곡하면서 9월에 '뮌헨'에서 거행될
[교향곡 제8번]의 초연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때..
'말러'의 부인 '알마'는 요양차 '그라츠' 근처의 온천지 '토벨바트'에
머물고 있었고 .. 그곳에서 그녀는 젊은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를 만나
사랑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습니다.
'알마'와 '그로피우스'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습니다.
'말러'가 50번째 생일을 혼자서 보낸 일주일 후
'알마'는 남편이 머무는 '토블라흐'에 도착했고,
그리고 7월이 저물어 가던 어느 날,
'그로피우스'가 '알마'에게 보내는 연서 하나가 도착했지요.
그런데 실수였는지 고의였는지,
겉봉에 적힌 수신인은 '알마'가 아니라 ‘말러'었고,
피아노 앞에서 봉투를 뜯어본 '말러'는 경악했습니다.
'말러'는 아내의 외도를 추궁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일을 저지른 쪽에선 언제나 '너 때문에 .. ' 라고 더 큰소리!
한술 더 떠서 '그로피우스'가 찾아와 삼자 대면을 하게되고
'말러'는 모든 결정을 '알마'에게 맡기고 자리를 떴습니다.
'알마'가 '말러' 곁에 남아있기로 했지만,
[교향곡 제10번]의 작업은 거기서 중단되었고,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던 '말러'의 생명력은
그렇게 소진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1911년 5월 18일, '구스타프 말러'가 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서랍 속에는 아직 발표되지 못한 작품 세편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중 두편은 이미 완성되어 있었던 [대지의 노래]와 [교향곡 제9번],
나머지 한 편은 미완의 토르소(몸둥이만 있는, 피아노 스켓치로 만)로
남겨져 있었는데,
오늘날 [교향곡 제10번]으로 알려진 이 작품이었습니다.
'말러'가 남겨놓은 악보가 너무도 불완전하여
전체 다섯 개 악장 가운데 첫 악장을 제외하면 그 자체로는
연주가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입니다.
제2·3악장은 관현악 총보가 남아있으되 일부만 작성되어 있었고,
제4·5악장은 그 이전 단계인 약식 총보까지만 진행되어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여름휴가였던 1910년 8월 이후
작업을 진척시키지 못한 말러는 자필악보를 파기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운명했습니다.
그러나 유산 상속권자였던 그의 아내 '알마'는 남편의 뜻을 따르지 않았고,
사위와 추종자들을 동원하여 제 1악장과 제 3악장을 보필하여
연주용 악보를 만들고 1924년 초연되었지만,
'말러'의 제자와 음악평론가들의 비난으로 물밑으로 사라젔습니다.
이후 [말러 교향곡 제10번]은 오랜 동면에 들어갔다가 1940년대에 가서야
다시 깨어나게 됩니다.
미국과 영국의 '말러' 애호가들이 보필하여 완성곡을 만들었지만,
'쇼스타코비치' 가 말하듯,
'말러'의 정신세계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 었습니다.
다수의 저명한 말러 전문가들은 ‘5악장 판본’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번스타인' '텐슈테트' '아바도'와 같은 지휘자들이
제1악장만을 다룬 것도 비슷한 이유 .. 누가 감히
말러의 작품을 대신 ‘완성’시킬 수 있단 말인가? 엿지요.
하지만 최근에와서 ‘5악장 판본’에 대한 전향적 시각이 차츰 확산되어
'엘리아후 인발' '미하엘 길렌'과 같은 지휘자들이
'데릭 쿡'의 판본을 수용한 것이 그나마 다행한 일입니다.
오늘은 '알마'가 듣고 한없이 울었다는 '데릭 쿡'의 판본 연주를 올립니다.
제 5악장 중반 부터는 영화음악을 듣는 듯, 아름다운 멜로디,
'말러'는 마지막 꺼저가는 기력으로 '알마'에게 바치는
사랑의 연가를 피아노 스켓치로 남겼습니다.
'말러'가 꿈구던 '사랑의 죽음' 제 5악장 코다 부분에 적혀있는
'그대를 위해 살고, 그대를 위해 죽는다 .. !
"알름쉬 ! .. 알름쉬 .. !" (Almsch '알마'의 애칭)
그 정갈했던 '말러'의 몸부림을 옆에서 보는 듯
눈에 선 합니다.
우리는 가끔 물줄기가 말라버린 폭포의 절벽 앞에서서
폭포의 깊은 소리를 들어 보려고 애씁니다.
물이 모두 말라버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시 폭포의 절벽앞에 서기도합니다. 더 깊은 물소리를 들어보려고 .. !
아니 .. 나의 내면 깊은 곳, 그 소리를 찾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을 사랑하는 멋진 한주 되십시오. - 초 립 -
아~! '말러'의 바람둥이 부인 '알마'는 어떻게 되었냐구요?

1911년 '구스타브 말러'가 사망 후 감옥 같은 구속에서
해방된 '알마'는 '빈'의 사교계에서 일약 여왕으로 떠오릅니다.
그녀는 남편이자 스승인' 말러'가 예술적으로 열등감을 느낄 정도로
재능이 있었고, 만나는 남자마다 혼을 빼놓을 정도로
고혹적인 미모를 지닌 인텔리 여성이었습니다.
좋게 말해서 정열의 여인이고 나쁘게 말해서 요부입니다.
'알마'는 재능있는 작곡가였고, 17곡의 가곡을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말러' 타계 5년 뒤인 1916년에 '발터 그로피우스'와 결혼
4년후 이혼하고, 1929년 작가 '프란츠 베르펠'과 결혼하였지요.
'말러'의 친구이자 화가인 '구스타프 클림트'와도
염문을 뿌리기도 했던 '알마'는 숱한 남성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는데
그녀가 공식적으로 남긴 이름은 '알마 마리아 말러 그로피우스 베르펠'입니다.
1945년 '베르펠'이 세상을 떠나자 '알마'는 뉴욕으로 옮겨
사교계의 주요인사로 활동하다가 거의 20년후인 1964년
뉴욕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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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악장 연주 시간표
제 1 악장 00:00:10 ~ 00:27:50
제 2 악장 00:28:31 ~ 00:41:30
제3,4 악장 00:41:58 ~ 01:01:20
제 5 악장 01:01:21 ~ 01:27:08
동영상에서 악장별 선곡하기를 알려드립니다. 참고 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