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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스크랩] (수필) < 웰 다운(Well-down) > / 문하 정영인

by 무지개세상 2016. 1. 4.

(수필 20151115)


 


< 웰 다운(Well-down) >


- 文霞 鄭永仁 -


 


숨 가쁘게 변모하는 현대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인간군의 적용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인생의 기본적인 3단계 바램은 잘 살고(Well-being), 건강하고(Healing), 잘 죽는(Well-dying)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3대 요소의 곁두리로 이즈음 대두되는 것이 있다. 잘 내려놓기 웰 다운(Well-down)’이다.


특히 죽음에 앞서거나 인생을 마무리하는 노을 단계에서는 더더욱 내려놓기를 잘해야 한다.


이즈음 끔찍한 사건, 사고 중에는 욕심도 분노도 잘 내려놓지 못해 순간의 조절 능력 부족이 인생의 전체를 실패작으로 만든다.


웰 다운은 감정 조절능력이 크게 좌우한다. 한 마디로 순간의 선택이 일생의 불행을 자초하기 때문이다.


 


이는 법정 스님의 철학인 무소유와 여행가들이 말하는 걷기 여행에서의 깨달음인 지닌 것 내려놓기와 맥을 같이 한다.


무소유란 새로운 것을 갖지 않는 것보다는 있는 것을 버리는 것이다. 블랙홀 같은 욕심의 용광로에서 지닌 것을 내려놓는 것도 웰 다잉의 전초전이다. 아마 불교에서 말하는 고집멸도(苦集滅道)의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 아닌가 한다.


 


삶을 살다보면 옷장의 옷처럼 몸과 정신에 무언가 계속 쌓이게 마련이다. 마치 계륵(鷄肋)과 같이 버리기는 아깝고 두기는 그렇고……. 그런 것을 잘 조절하는 것이 웰 다운(Well-down)일 것이다. 특히 욕심, 분노, 좌절, 비교, 집착 등.


 


이런 실화가 있다. 우리나라 소록도에서 한센 환자들을 위해 새파란 청춘 나이에 왔다가 늙어서 오스트리아 본국으로 돌아가신 두 분의 수녀님이 계시다. 본국에 돌아가는 이유도 너무 늙어서 소록도 주민에게 짐이 될까봐서이다. 그 두 분의 수녀님은 올 때 가지고 온 가방 하나만 달랑 들고 떠나셨다.


우리는 이 세상에 올 때 아무 것도 가져온 것이 없고, 죽을 때도 아무 것도 가져갈 수 없다는 것을 늘 잊고만 산다. 그래서 배냇저고리와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다.


그래도 인간은 죽음의 직전까지도 마음, , 사물을 움켜쥐고 가려고 한다. 그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인가 보다. 수십억, 수백억을 가진 재벌이 부모형제(父母兄弟)와 피를 튀기는 쩐()의 전쟁을 벌이는 것도 다 내려놓지 못하는 집착의 속성이다. 어디 내려놓기기 그리 쉬운 일인가? 말은 쉽지만……. 그게 어디 재벌만 그런가?


그래도 인간들은 절대적인 진리인 죽는다는 것과 아무 것도 가져갈 수 없다는 것을 잊고 산다.


박완서 선생은 잘 사는 것이 잘 죽은 것이다고 했다.


 


이젠 내 나이도 웰 다운(Well-down)’ 나이다.




출처 : 한국가톨릭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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